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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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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나의 집🏠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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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나의 집🏠

'안전에 날개 달고, 세상 속으로'


'안전에 날개 달고, 세상 속으로' 프로젝트


모두가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온전히 쉴 수 있는 곳,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곳은 바로 ‘집’이다.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지원한 ‘안심 프로젝트’는 장애 여성 가구에 화재, 재난 대비를 위한 투척소화기 및 CCTV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통해서 자립생활 교육 등 맞춤형 방문 서비스를 지원한다.



20대부터 70대까지, 지체장애, 지적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신장장애, 뇌병변장애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가진 여성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장애 여성 단독가구 혹은 모녀로 구성된 중증 장애인 가구가 대상이었다.




장애인에게 가중되는 일상 속 불안


(김형서 담당자)

“저희가 지원한 것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투척소화기 설치로 화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 두 번째는 전담 인력이 가정을 방문하여 일상생활 및 안전 관리, 자립생활 교육 등을 지원한 것, 세 번째는 집 문 앞에 CCTV를 설치하여 중증의 장애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입니다. 수요자들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또한 전담 인력이 월 1회 각 가정으로 찾아가 방문 교육과 상담을 진행했어요. 덕분에 수요자의 안전에 관한 생각과 심리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권기숙(신장장애), 최민선(지적장애) 수요자는 현재 홀로 생활하는 단독가구다. 최민선 수요자는 1년 6개월 전 독립을 선택했고, 권기숙 수요자는 함께 거주하던 아들이 직장을 얻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홀로 생활하게 되었다. 이들은 평소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한다. 뉴스 보도를 통해 범죄 소식을 접할 때도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낄 만한 상황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민선 수요자)

“자취 생활을 시작하면서 혼자 있는 것에 대해 가족들의 걱정이 있기도 했고, 최근 근처 다른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화재 사고에 미리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했어요.”




방문교육을 통한 재난 안전 대비

안전한 일상을 위한 투척소화기 설치는 반응이 좋았다. 투척소화기는 말 그대로 발화점 주변에 던져서 사용하는 것인데 일반 분말소화기보다 사용이 간단하고 뒤처리 또한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원하는 장소 곳곳에 놓을 수 있어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를 하기에도 쉽다.



투척용 소화기



(김형서 담당자)

“작은 화재가 났을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를 구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장애 여성들의 경우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기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니까 분말 소화기가 위치한 곳까지 이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투척 소화기는 집 안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가 불이 났을 때 간단하게 던져서 사용하면 되고, 또 액체 상태의 소화약제가 들어 있어서 사용 후에 산화되어 날아간다고 합니다. 덕분에 뒷정리가 간편한 점도 큰 장점이죠.”


투척소화기 사용 설명을 듣는 최민선 수요자(지적장애)



(최민선 수요자)

“전담 인력 선생님이 집에 방문해서 소화기 사용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불이 난 곳에 그냥 던지면 되니까 전혀 어렵지 않더라고요. 아파트에서 화재를 조심하라고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하는데, 만약에 불이 나더라도 투척 소화기를 사용하면 되니까 마음이 든든해요.”



이장미 담당자는 수요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투척소화기를 배치하고 사용 방법을 알려준 것은 물론,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방법을 교육했다. 어떻게 신고하고 대피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수요자들이 화재 사고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 밖에도 일상생활과 안전 관리에 대한 정보 제공 등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 전반에 대해서 안내했다.



또한, 한 달에 30가구를 직접 방문하며 수요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담하며,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여 안내했다. ‘119 안심 콜 서비스 접수 및 관리’, ‘가스 및 전기 제품 관리’까지 안전한 삶과 직결되는 내용이었다.



신장장애로 투석 중인 권기숙 수요자에게 가장 도움이 된 교육 프로그램은 ‘119 안심콜’에 관한 것이었다. 119 안심콜이란, 장애인, 독거노인 등 구호가 필요한 이들의 정보를 사전에 데이터베이스화하여 119 신고 시, 출동대가 신청자의 질병 특성 및 상황 특성을 미리 알고 더욱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119 안심콜 서비스를 접수하고 활용 방법 등을 교육받았다.


(권기숙 수요자)

“만약 제가 긴급한 상황일 때 구급차를 부르면 저의 병원 정보가 자동으로 전송이 된대요.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지 어떤 약을 먹는지, 제가 얘기할 필요 없이 정보가 전송되고 원하는 병원을 미리 지정해 놓는 것도 가능해요.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더라고요.”


권기숙 수요자(신장장애)



권기숙 수요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서 119 안심콜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이지만 그동안은 몰라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기회로 119 안심콜 서비스를 교육받고 신청했으니, 이제는 건강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 특히 단말기를 통해 보호자에게도 연락이 가는 시스템이라서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도 안심하게 되었다.




안전한 일상의 첫걸음, 건강한 생활 습관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교육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전달하고, 원하는 정보를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내용에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위한 식단 관리’부터 ‘가벼운 운동을 통한 건강한 생활 습관 만들기’ 등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가 담겨있었다. 이장미 담당자는 운동에 관한 교육도 반응이 좋았다고 말한다.


이장미 담당자



(이장미 담당자)

“장애 때문에 가벼운 스트레칭 자체가 어려운 분들이 계셨어요.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는 집 밖에 나가서 운동하기가 힘들고, 운동을 가르쳐 주는 체육시설에 다니기가 쉽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장애 여성에게 운동은 필수에요. 운동이 어려우니까 비만이 생기기도 하고, 장애로 인한 합병증 우려도 있어서 건강한 생활 관리가 절실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상을 안전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삶이 건강하게 유지할 방법들을 익히셨다고 생각해요.”



(최민선 수요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알려주셔서 좋았어요. 코어 운동이 중요하다면서 플랭크를 15초 만이라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또 건강하게 식사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사실 독립해서 혼자 지내다 보니 음식을 해 먹기가 귀찮기도 하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라면으로 때울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교육 이후 균형 있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어요.”



또한 정서적 불안을 호소하는 수요자들도 많았다. 홀로 살면서 가족과 연락이 소원해진 수요자, 외부 활동이 어려워 단절감을 느끼는 지체장애인 수요자, 장애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지적장애인 수요자도 있었다. 수요자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전담 인력의 몫이었다.



(이장미 담당자)

“수요자들의 고민을 듣고 필요한 경우에는 센터와 연결해서 도움을 드리기도 했어요. 물론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수요자분들은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많이 해소된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가정 방문을 마칠 때쯤이면 ‘언제 또 와요?’ 이렇게 물어보세요. 그만큼 이 시간을 기다리신다는 말씀 같아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민선 수요자


(최민선 수요자)

“전담 인력 선생님의 방문 상담이 참 좋았어요.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활력이 생겼어요. 또 평소 혼자 갖고 있던 크고 작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CCTV 설치 이후 달라진 일상

김형서 담당자는 장애 여성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CCTV 설치도 기획했다고 말한다. 권기숙, 최민선 수요자 또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때는 혼자 있다는 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권기숙 수요자)

“저녁 늦은 시간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면 깜짝 놀라요. 아무 이유 없이 문을 두드리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또 성범죄자 알림 우편물이 집으로 오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더 조심해야겠더라고요. 제 지인도 이번에 CCTV를 설치 받았는데, 그분은 택배가 자주 없어졌다고 했어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아무래도 무섭지요.”



김형서 담당자



(김형서 담당자)

“센터에 오는 장애 여성분들 중에서 스토킹이나 괴롭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피해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경우였지요. 그래서 장애 여성 가정 현관 앞에 CCTV를 설치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던 거예요.”


(최민선 수요자)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독립을 했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 사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독립해보니 돈 들어갈 일도 많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좀 번거롭지만, 그래도 독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아무래도 혼자 있으니 무서울 때도 있긴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CCTV를 설치하면서 집이 안전해졌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CCTV 설치작업 현장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CCTV 설치를 위해 말 그대로 발로 뛰었다. CCTV를 설치하려면 같은 층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서, 담당자들은 장애 여성의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열정을 다해 몸으로 부딪쳤다.



(김형서 담당자)

“CCTV 설치 과정이 복잡했지만, 만족도가 높아서 기쁘게 생각해요. CCTV를 설치한 뒤에 수요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좋다’였어요. 그저 설치만으로도 좋다고 하시더군요. CCTV가 실제 범죄 피해를 예방해주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CCTV 사용설명 현장



‘관심과 배려’가 안전한 사회 만들 것

장애 여성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서 추가로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수요자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여성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모여서 쉴 수 있는 쉼터가 생기면 좋겠다는 제안, 장애 여성을 위한 성교육과 인권교육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 등등 다양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안전한 일상 보내는 방법부터 건강한 삶을 위한 교육까지 일상의 영역을 포괄했다. 수요자들에게 나누어준 휴대용 마사지 기구부터 투척소화기와 CCTV까지 그리고, 건강과 안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두루 갖추었다.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관리하고, 전담 인력 담당자와 고민을 상담하며 생활 전반에 필요한 내용을 교육받고, 투척소화기와 CCTV를 설치로 안전 만족도를 높였다. 여성장애인의 생활 전반에 안정감과 활력을 선사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이장미 담당자)

“제가 방문교육으로 장애 여성을 만나보았을 때 열악한 환경에 계신 분들도 많았어요. 인지가 낮은 분들은 특히 외부 활동이 더 힘들어서 고립감을 많이 겪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민선 수요자



김형서 담당자는 장애인의 안전을 위한 장치로 가스 자동차단기, 화장실 미끄럼방지 바닥 등이 갖춰지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심한 관심과 배려’라고 말했다. 또한 제도적으로 안전 예방에 필요한 사업들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선 수요자는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동의했다.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집은 그저 머무는 공간을 넘어 마음의 안식을 주고, 건강한 삶을 지탱하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장소이다. 물리적인 안전이 보장되었을 때 정서적인 안정감 또한 뒤따라온다. 장애인에게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많은 장애 여성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오롯이 안전하게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사회라는 커다란 울타리’에서도 더 활력 있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취재 : 황신아, 남궁소담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