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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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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자리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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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자리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배우 강소라와 함께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교육지원 캠페인




다채로운 캐릭터를 오가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강소라 배우. 때로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때로는 이웃집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9월, 가을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 설렘과 기대 속에 교실 문을 여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아직 출발선에 서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한 사람으로서 강소라 배우는 이 현실이 더욱 가까이 와닿는다고 말한다.



“연기는 자기 신뢰로부터 온다”고 말하는 강소라 배우가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믿음과 응원을 보냈다. 장애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마음껏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기부는 ‘보이지 않는 도움’을 만드는 일

강소라 배우는 나눔을 생활 속 습관처럼 이어왔다. 2018년 ‘책 보내기 캠페인’ 홍보대사로 목소리를 보탠 것을 시작으로, 유기견 바자회에서 영양 간식을 기부하고,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을 위해 생리대를 지원하며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돕는 프로그램에 매달 작은 정성을 보태고 있다.



“처음에는 선배님들이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됐어요. 제안받아 참여한 적도 있었고, 제가 먼저 뜻을 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생리대 지원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기획이었어요. 배우라는 직업 덕분에 얻게 된 관심을 좋은 일에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팬분들도 참여해 주셔서, 선한 일을 함께할 수 있다는 행복도 있었어요.”



그에게 기부는 단순히 ‘무언가를 건네는 일’이 아니다.



“받는 기쁨과 나누는 기쁨은 조금 다르게 다가와요.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었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기부는 저 자신을 위해서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일이에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작은 역할을 해냈다는 뿌듯함,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선물이 되더라고요.”





출산 이후 넓어진 시선

2020년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아이를 키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다 보니,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계단과 문턱이 참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잠깐 힘들어도 옮길 수 있지만,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으신 분들이 이 길을 지나려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을까 싶었어요. 작은 문턱 하나, 계단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거대한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시설이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배려임을 강조했다. 경사로나 자동문, 넓은 통로는 유모차를 끄는 부모, 무거운 캐리어를 든 여행객, 보행 보조기를 쓰는 어르신 모두에게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화장실에 갔는데, 휠체어를 탄 아이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런데 안으로 들어와도 휠체어를 돌릴 공간이 없어 난감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화장실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공간인데,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조차 이런 불편이 있다는 게 마음을 아프게 했죠. 그래서 우리 주변의 환경이 장애 친화적으로 바뀌어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강소라 배우는 어떤 위치에 있든,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음을 전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에 주변의 온기와 보살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받은 도움을 이웃과 나누고, 함께 힘을 모아 ‘보이지 않는 도움’을 만들어 가는 일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길 바랐다.





팔찌에 담긴 ‘포용’의 의미

이번 캠페인에서 착용한 ‘INCLUSIVE(포용)’ 팔찌에는, 차별 없이 모두를 포용한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장애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며 놀이터나 도서관에서, 계단이나 주변의 시선 때문에 한 발 물러서는 친구들을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모두가 불편함 없이 다가설 수 있는 세상,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합니다. 그래서 이 팔찌가 전하는 의미에도 깊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INCLUSIVE 팔찌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향한 응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배움의 자리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모든 아이가 제약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 깃든 팔찌다. 강소라 배우는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고 전한다.


사진 : INCLUSIVE 팔찌


“이 팔찌를 차고 있으면, 장애 아동과 청소년에 대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떤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기 위해 타투를 하기도 하잖아요. 그것처럼 이 팔찌를 지니면, 그 의미를 한 번씩 되새기게 될 거예요. 누군가 ‘예쁘다’고 말을 건네면, 그 순간이 이 캠페인의 이야기를 전할 기회가 될 수 있죠. 짧은 대화 하나가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 될지도 모릅니다.”





장애 아이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어릴 땐 만화가를 꿈꾸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배우라는 길을 만나게 됐죠. 좋아하는 일을 찾기까지 여러 길을 걸어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모든 아이가 같은 기회를 누리는 건 아니니까요. 장애 아동과 청소년에게도 마음껏 꿈을 탐색할 기회가 주어져,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직업의 폭은 여전히 좁고, 직업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못하다. 사회적 인프라 부족으로 외부 활동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소라 배우는 “더 많은 장애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회”를 바란다고 전한다.



“얼마 전, 장애인이 우리 주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이유가 ‘문밖으로 나오기조차 쉽지 않아서’라는 글을 읽었어요.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더 많은 분이 세상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려면 사회적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펼치는 장애인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어요. 일본에는 벽에 난 작은 창으로 곰 발 모양 장갑을 낀 손이 음료를 건네주는, 조금 특별한 방식의 카페가 있어요. 대인 접촉이 어렵거나 낯선 환경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죠. 처음엔 독특하다고만 생각했지만, 곧 자립을 돕는 따뜻한 발상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렇게 작은 아이디어가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기회’를 선물한다는 것

강소라 배우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자신이 받은 온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조용히 전하길 바란다. 그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배우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삶의 무게와 감사함을 더 깊이 느낀 그는,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게 포용의 첫걸음”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작은 나눔이 모여 아직 기회의 문턱 앞에서 머뭇거리는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열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오늘의 작은 마음이 파도처럼 번져, 아직 기회의 문턱 앞에 선 수많은 장애아동·청소년에게 배움과 성장, 그리고 변화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더 자주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모두가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마음을 품고 작은 나눔을 이어간다면 어떨까. 그 용기 있는 걸음들이 모여, 작은 물결이 천천히 번져가듯 우리가 바라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다.



취재 : 이경은, 남궁소담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