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
우리는 모두 ‘그대로 괜찮은’ 존재니까💖
디마이너스원(D-1)이 그려낸 10년의 진심🍪

누구나 한 번쯤 소풍 가기 전날 밤, 내일이 기다려져 괜히 마음이 들뜨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디마이너스원(D-1)은 바로 그 순수한 설렘을 동력 삼아 10년을 달려온,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을 만드는 곳이다. 단순히 광고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서 세상의 변화를 위한 메시지를 던지고, ‘그대로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 온 김동길, 김장한 공동대표. 기부 10주년을 맞이해 전하는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내일을 앞둔 아이처럼 설레고 있었다.
친구에서 동업자로, 디마이너스원(D-1)의 시작
대학교 3학년 때, 광고 공모전 파트너로 처음 만난 이들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어떻게 흔들림 없이 함께 꾸려올 수 있었을까. 세상을 바꾸고 싶다며 밤을 지새우던 두 청년의 무모하고도 순수했던 그 시작이 궁금했다.
(김장한 공동대표)
“처음에는 둘이서 취미처럼 캠페인을 기획하고 만드는 게 전부였어요. 그러다 ‘그대로 괜찮은 쿠키’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게 됐죠. 펀딩을 통해 캠페인을 진행하려면 판매자 등록이 필요했거든요. 어쩌면 그 쿠키가 저희를 팀에서 하나의 회사로 나아가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에요.”

“친구랑 동업하지 마라, 우정을 잃고 싶지 않다면!” 흔히들 하는 이 서늘한 조언을 두 사람은 10년째 보기 좋게 비껴가는 중이다. 가장 가까운 친구로 서로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일터에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파트너로서 균형을 지켜온 덕분이다.
(김동길 공동대표)
“한번은 안건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적 있었어요. 결론이 안 나서 다음 날 다시 얘기하자며 헤어졌는데, 자고 일어나니 서로의 의견이 정반대로 바뀌어 있었죠. 밤새 ‘왜 저 친구는 저렇게 생각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상대의 논리에 설득돼 버린 거예요. 단순히 말로만 하는 믿음이 아니라, 상대가 내놓은 의견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을 거라는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10년의 세월, 숫자가 증명하는 ‘함께’의 가치
인터뷰 당일 오전, 기부금 전달식을 마치고 돌아온 두 공동대표의 얼굴에는 기분 좋은 설렘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전달한 기부 금액 13,067,762원, 그리고 10년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누적 기부 금액은 무려 89,428,757원. 이 숫자들이 증명하는 것은 단순한 금액의 크기가 아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10년 동안 꾸준히 지켜온 성실함이 빚어낸 결실이다. 기부 10주년을 맞은 소감이 어떨까?
(김동길 공동대표)
“벌써 10년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10년이라는 시간은 분명히 길지만, 저희에겐 여전히 어제 일처럼 가깝게 느껴져요. 첫 기부금 전달식 때는 ‘우리가 정말 기부를 할 수 있다니!’ 얼떨떨했다면, 올해는 ‘벌써 10년이나 이 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생각에 뭉클하더라고요. 시간의 무게는 달라졌을지 몰라도, 내일을 꿈꾸는 그 순수한 떨림만큼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부금이 쌓여가는 속도만큼이나 놀라운 건, 이들의 뒤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행자들 숫자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김장한 대표는 첫 기부금을 전달하러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오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김장한 공동대표)
“처음 프로젝트 제안하러 갈 때는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줄까 싶어 엄청 떨렸거든요. 그런데 펀딩을 마치고 기부하러 가는 길은 달랐어요. 우리 취지에 함께해 준 420여 명의 후원자가 제 등 뒤에 꽉 차 있는 기분이었죠. 내가 이분들을 대표해 가는 거라는 생각에 당당해지더라고요. 10년이 지난 지금, 그 숫자는 이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졌어요. 함께한 학교만 2,400여 곳, 세상에 나간 ‘그대로 괜찮은 쿠키’는 40만 개에 달하죠.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수십만 명과 늘 함께 걷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오늘도 그때처럼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반란! 장애 공감의 문을 여는 ‘그대로 괜찮은 쿠키’
앞서 이들이 ‘팀’에서 ‘회사’로 거듭나게 된 결정적 계기로 꼽았던 것이 바로 ‘그대로 괜찮은 쿠키’다. 어느새 이 쿠키는 단순히 기부를 위한 상품을 넘어 세상의 시선을 바꾸는 달콤한 매개체가 되었다.

(김동길 공동대표)
“시작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기획한 작은 캠페인이었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면서도 재밌는 일을 해보자며 기부 쿠키를 떠올렸죠. 기왕이면 쿠키 자체에 메시지를 담고 싶어 고민하다가, 모양은 부러진 쿠키처럼 보일지 몰라도 맛은 똑같이 달콤한 쿠키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우리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그대로 괜찮은 쿠키'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쿠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좋은 취지 때문만은 아닐 것 같아 물어보니,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인생 쿠키라는 입소문은 물론,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 짓게 하는 치명적인 귀여움까지 다 갖췄기 때문이란다.
(김장한 공동대표)
“저는 이 쿠키의 필살기가 ‘귀여움’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쿠키를 디자인할 때 눈 사이의 간격이나 크기까지 정말 세밀하게 고민했거든요. 저희끼리는 표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따로 있을 정도죠.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부담감 없이, 가장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죠. 여기에 ‘인생 쿠키’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맛까지 더해지니, 저희만의 가장 강력하고 달콤한 무기가 된 것 같습니다.”

(김동길 공동대표)
“장애라는 주제는 단어만으로도 조심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잖아요. 그런 마음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 사이에 자꾸 벽을 세우게 되고요. 저희는 장애가 그저 평범한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쿠키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봐요. 어렵고 딱딱한 주제를 ‘귀엽고 맛있는 경험’으로 바꿔주니까요. 쿠키를 즐기는 사이 장벽은 자연스럽게 허물어지죠. 장애라는 키워드를 편안하고 친숙하게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쿠키가 가진 진짜 매력이에요.”
취지부터 맛과 디자인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으니,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쿠키들이 10년간 모여 일궈낸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거대했다. 김장한 공동대표는 그 기록을 확인하며 떠올린 뜻밖의 비유를 들려주었다.
(김장한 공동대표)
“인터뷰 전날, 지난 10년의 기록을 다시 한번 쭉 살펴봤어요. 아까 말씀드린 그 40만 개라는 쿠키 숫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문득 재미있는 비교가 떠오르더라고요. 대한민국 육군 수가 36만 명 정도라는데, 우리 쿠키가 이미 그 숫자를 훌쩍 넘어섰잖아요. 저에게 이 쿠키들은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파견된 히어로처럼 느껴져요. 수십만 명의 히어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을 만나 공감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엄청난 에너지가 온몸으로 전해지는 기분이에요.”
‘그대로 괜찮은’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유쾌한 아이디어 속에 묵직한 울림을 담아내는 것, 그게 바로 디마이너스원만의 소통 방식이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공감의 접점을 찾으면서도,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는 존중의 태도를 잃지 않는 것. 두 공동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프로젝트의 기준은 바로 이 지점에 녹아 있었다.

(김동길 공동대표)
“광고나 캠페인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본질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죠. 저는 비유를 썼을 때 사람들이 단번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왜 저 생각을 못 했지?’ 싶을 만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공감 포인트를 찾는 것. 그것이 모든 프로젝트의 필수 조건입니다.”
(김장한 공동대표)
“기부 프로젝트라고 해서 죄책감을 자극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소위 말하는 빈곤 포르노처럼 대상을 불쌍하게 포장해서 동정을 이끌어 내는 방식은 최대한 지양하죠. 그분들도 각자의 삶에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거든요. 저희는 나눔을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끼리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정의해요. 그렇기에 메시지의 톤 앤 매너를 지키며 대상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쿠키에 담겼던 ‘그대로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는 이제 교실을 넘어 소풍으로, 또 영화관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단순히 물건을 나누는 것을 넘어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함께 소풍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의 세계를 넓혀가는 ‘그대로 괜찮은’ 시리즈.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오는 이들의 따뜻한 움직임에 대해 들어봤다.

(김동길 공동대표)
“쿠키 수익금으로 장애 아동들과 함께하는 ‘그대로 괜찮은 가을 소풍’도 진행했어요. 우리 팀원들이 아이들의 일대일 짝꿍이 되어 하루종일 함께하는 시간이었죠. 직접 만나보면 그저 해맑은 아이들일 뿐이라는 걸 우리 팀원들도 느꼈으면 했어요. 그 아이들의 행복을 곁에서 지켜보며 이 웃음을 계속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그 귀한 경험이 올해 준비 중인 ‘그대로 괜찮은 영화관’까지 이어지게 되었어요.”
침묵이 금인 공간, 영화관. 요즘은 ‘관크’라는 말까지 유행하며 타인의 작은 소음이나 움직임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하지만 그 날카로운 시선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영화관 문턱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높은 벽이 되기도 한다. ‘그대로 괜찮은 영화관’은 조금 시끄럽고 서툴러도 모두가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다정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 관크 : 공연 중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 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
(김동길 공동대표)
“요즘 우리 사회는 아이나 장애인의 작은 소리에도 참 박해요. 눈치가 보여 외출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이런 공간을 경험하며 사회를 배워야 하거든요. 저희는 ‘좀 시끄러우면 어때’하고 이해해 주는 관용 있는 사회를 꿈꿔요. 그래서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어울리는 ‘그대로 괜찮은 영화관’을 기획했어요. 직접 만나보는 경험이 늘수록 장애 공감도 높아질 거라 믿거든요. 아이들이 마음껏 웃으며 영화를 즐기는 환경을 꼭 선물하고 싶습니다.”
10년의 나눔, 더 묵직해진 기분 좋은 책임감
그동안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두 공동대표의 어깨는 조금 더 무거워졌지만, 그 무게는 오히려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장한 공동대표)
“10년 전에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 캠페인이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교구로 쓰이는 걸 보며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이제는 쿠키를 넘어 더 다양한 캠페인에서 ‘공감과 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싶어요. 올해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으며 장애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일 수 있는 동화책 제작도 계획 중이에요. 마음이 부자가 된 만큼, 그 가치를 더 넓게 퍼뜨려야 한다는 기분 좋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누적 기부금 1억 원이라는 숫자를 코앞에 둔 지금, 그들은 여전히 우리가 특별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아이들을 만나며 채워지는 건 자신들이라며, 10년 전과 똑같은 마음으로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길 공동대표)
“10년 전보다 마음이 더 훨씬 부자가 됐느냐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사랑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듬뿍 채워오는 기분이거든요. 이 경험이 제 인생을 바꿨죠. 10년 뒤의 디마이너스원이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장한 공동대표)
“10년 뒤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변해 있겠죠. 특히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거예요. 그럴 때 저희 캠페인이 그들의 곁을 지켜주는 다정한 버팀목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미 40만 개의 쿠키 히어로가 지난 10년 동안 우리 뒤를 든든하게 채워줬잖아요. 이제는 이 히어로들과 함께 기술이 채울 수 없는 마음의 빈틈을 메우는 따뜻한 군단이 되길 꿈꿉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달려온 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소풍 전날 밤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해 보였던 두 청춘의 진심은 이제 쿠키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수많은 움직임이 되어 우리 사회에 다정한 변화를 선물하는 중이다. ‘그대로 괜찮다’는 그 뭉클한 위로가 세상 곳곳에 당연한 풍경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디마이너스원(D-1)의 기분 좋은 발걸음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기획 : 김주현, 김민영
사진 : 홍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