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당신과도 가까운 미친(MAD) 세계
매드프라이드(mad pride)는 매드(mad)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정신장애 정체성에 프라이드(pride)를 갖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매드 프라이드 경남'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사회참여 제한과 지역사회 소외를 겪고 있다고 토로하며, 사회가 ‘미쳤다’는 부정적 수식어로 낙인을 찍어왔다고 하였습니다. 정신장애인의 취업의 어려움과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정신장애인도 치료와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사회에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외치기도 했습니다(경남도민일보, 2025.05.22.).
이러한 정신장애인의 삶을 타자화하고 외면하기에는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가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경쟁과 고립,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어느 순간 누구나 그 경계에 설 수 있습니다. 정신장애는 일부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환자 북적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국의 정신건강의학과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조선일보(2025.05.17)의 취재에 따르면, 지난 5월 7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지역 정신과 15곳을 확인한 결과 초진을 받기 위한 예약 대기 기간이 평균 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부 병원에선 ‘상담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항의로 인해 예약을 받지 않았으며, 이에 새벽부터 병원 문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 ‘정신 상담 오픈런’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지난 2021년 91만5천여 명에서 2024년 약 150만 명으로, 3년 만에 약 63.7%(약 58만 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혹한 경쟁, 극단적인 비교 문화, 서로에 대한 혐오감 등으로 지친 현대인들이 연령과 상관없이 정신건강과 관련한 상담을 찾게 되었고, 정신건강 진료 현장이 마비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조선일보, 2025.05.17.).
✅ 어려지는 정신건강 문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원인은 세대와 직업 등에 따라 제각각으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는 취업난과 직장 내 괴롭힘, 40~50대는 실직으로 인한 경제난이나 부부 갈등, 60~70대는 사회적인 고립과 고부 갈등을 이유로 진료를 원하는 성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학교 폭력, 입시 부담 등으로 우울증을 겪는 10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조선일보, 2025.05.17.). 5월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1월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의원을 찾은 18세 미만의 아동이 27만625명이었습니다. 이는 2020년(13만3천235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장 많이 진단받은 질환은 '우울에피소드', '운동 과다장애, '불안장애', '기분장애' 등이었으며, 특히 7∼12세 연령대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12세 내 남아 환자는 2020년 대비 2024년 2.3배, 여아 환자는 2.4배 증가하였습니다(여성신문, 2025.05.04.).
✅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오픈런 시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있는 정신건강의학과는 매월 초 티켓팅으로 선착순 마감되거나 초진 환자 기준 최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정신과의원 직원은 매달 초 링크를 통해 선착순으로 초진 진료 신청을 받고 있으며, 링크를 보낸 후 못해도 3~5분 이내에 마감이 된다고 하였습니다(한국경제, 2025.02.13.).정신건강 진료는 담당 의사가 환자와 오랜시간 이야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진료보다 진료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도 진료 신청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진의 경우 환자의 특성 파악을 위해 상담 시간이 배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새로운 환자를 받기보다는 기존 환자의 진료를 하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도 이득이기에 초진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선일보(2025.05.17)가 서울·수도권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 55곳에 진료 문의를 한 결과, 13%(7곳)는 초진 자체를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긴 상담시간과 초진을 꺼리는 병원들로 인해 현재 대다수의 의원은 초진부터 예약 대기가 필수인 상황입니다. 2024년 9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중이던 김모씨(65)는 7개월이 지나서야 재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울증과 불면을 앓고 있는 김모씨(29)는 최근 서울 광화문 의원 두 곳을 찾았으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며, 당장 상담과 약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아 절망스럽다고 하였습니다(조선일보, 2025.05.17.).
📌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적 편견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위해 오픈런을 하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사회적 편견을 두려하며 적절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취업 등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라는 응답이 2022년 3.61에서 2024년 3.73으로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치료받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정신 건강 복지의 범위를 상담에만 국한하지 않고 더 넓은 범위를 지원하도록 제도를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한국경제, 2025.02.13.), 진료 과밀현상에 대해 중증도에 따라 진료 순서 조정이 필요하며, 지역 정부 차원에서 정신 상담 수요를 분산∙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조선일보, 2025.05.17.).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매드 프라이드는 정신장애를 숨겨야 할 낙인이 아니라 자긍심의 정체성으로 되찾자는 외침이며, 그 외침은 지금 우리 사회 모두에게 닿아야 합니다. 급증하는 정신건강 문제는 특정 집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되었고, 누구나 정신장애의 당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